본문 바로가기

일상

면접 복기해보장구~!~! (1탄)

후하후하 오늘 2군데서 면접을 봤다. 진짜 진이 쪽 빠지는 느낌이다. 국비학원을 수료하고 오늘까지 면접을 4차례 봤는데 진짜 면접은 보면 볼 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생각해보니 면접 후에 제대로 된 복기를 안 해본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블로그에 글로 남기고자 한다.

 

1. 매출 500억, 사원 수 400명 규모의 SI 회사

첫 면접이었다. 학원에서 연계해준 기업으로 11월 중순쯤에 면접을 봤었다. 이때가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한창 정리하던 때였는데 학원으로부터 전화로 서류 합격 소식과 함께 당장 이틀 뒤에 면접을 본다는 말을 들었다. 면접은 1차 실무진 면접과 2차 임원 면접으로 나뉘어 있었다. 면접날까지 거의 벼락치기로 기술면접 예상질문과 답을 외우다시피 준비했다.

 

대망의 면접날!!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1층 로비에서 답변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유튜브를 하나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면접 장소로 올라갔다. 이미 다른 면접자 두 분이 먼저 계셨다.

 

앞선 두 분의 면접이 끝나고 드디어 내 차레가 왔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셨는데 생각해 보니까 자기소개를 준비를 안 했었다. 기술면접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기본적인 자기소개도 준비를 안 한 것이다. 살짝 당황했지만 그냥 자기소개서에 적은 장점을 녹여서 자기소개를 했다. 이후 진행했던 프로젝트 소개를 간단하게 했던 것 같다. 무슨 기술을 썼고, 하면서 어려웠던 점 등을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배우는 개념이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아서 어려웠지만 그날 배웠던 내용이나 과제가 주어지면 이해가 완벽하게 되거나 해결이 되지 않으면 집에 안 갈 정도로 열심히 몰두했다는 식으로 답변을 했었다. 그리고 협업을 하면서 팀원과 갈등이 생겼던 적이 있는지와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물어보셨다. 이 질문에는 구술로만 회의를 해서 서로 이해한 내용이 상이한 경험을 들고, 노션 등의 툴을 활용해서 회의 내용을 기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답변했다. 주로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많이 보셨던 것 같다.

 

그 후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JSON을 사용했다고 하니까 JSON이 뭔지 설명해달라고 하셨고, 내가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공공데이터 openAPI에서는 XML 방식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는 방법도 사용해봤다고 하니까 그럼 XML 방식은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해 달라고 하셨다. 또, 업데이트를 하는 동작을 멀티 스레드로 동시에 실행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와 String과 StringBuffer의 차이점, JUnit을 써봤는지 등에 대해 물어보셨다. 이후에는 궁금한 점이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하셨다. 준비한 마지막 멘트를 하고 면접은 마무리 되었다. '경험삼아 자신있게 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 뭐라고 말한 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봤던 것 같다. 며칠이 지나도 결과가 안 나와서 떨어졌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일주일 쯤 지나서 쌤한테 전화가 와서 붙었다는 말을 들었다. 심지어 학원에서 면접을 본 사람 중에 나만 붙었다는 것이다. 믿기지가 않았다.

 

 

다음 주에 2차 임원 면접을 봤다. 한 분이 대기실에 계셨고, 면접은 내가 먼저 보게 됐다.

 

전무님과 면접을 봤는데 처음에는 집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뭐 타고 왔는지 등의 아이스 브레이킹 질문을 하셨다. 근데 약간 의문인 게 이게 아이스 브레이킹 질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술,담배 하는지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부모님은 다 일하시는지, 형제/자매들은 다 일하는지 이런 질문들을 꽤 많이 하셨다.

 

이후로 이력서를 보면서 질문을 하셨다. 학점이 낮은 편인데 왜 낮은지를 물어보셨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낮은 학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3.56 / 4.5) 내가 여기서 실수를 했다. "그렇게 보실 수도 있습니다."라고 하고 끝낸 것이다. 인정을 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를 했습니다."라는 식으로 어필을 했어야 했는데 인정을 하고 그냥 끝을 낸 것이다. 이후에는 비전공인데 개발자를 하려는 이유와 공백기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질문들에도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첫 번째 질문에는 개발자로 전향한 이유를 위주로 답변했어야 했는데 이전에 했던 일들에 대한 얘기를 너무 길게 했고, 두 번째 질문도 변명하는 식의 답변을 했다. "학교 이름 걸고 논거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때부터 좀 말렸다. 나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 게 느껴졌다. 내가 말할 때 제스쳐를 많이 쓰는 것도 산만하다는 식으로 지적하셨다. 이후 무슨 업무를 하고 싶은지 물으셨고,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구축하는 SI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발이란 게 앉아서 진득하게 해야 하는데 잘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고 나름의 답변을 했지만 이미 틀렸다는 걸 직감했다. 이후 회사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지 물으셨는데 여기서 만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많은 질문을 했다. 회사에 관심이 많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였다.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이 괜찮았던 것 같았다. 면접이 끝나고 찜찜한 마음을 안고 공부하던 카페로 돌아갔다.

 

다음날 카페에 있는데 문자가 왔다. 탈락 문자였다. 진짜 허탈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심정이었다. 면접을 끝내고 나왔을 때 1차 면접의 면접관 님이 오셔서 잘 보셨냐고,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진짜 순간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떨어져서 더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모래알만큼 잘게 부숴진 멘탈을 다시 붙여야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렇게 쉽게 취뽀해버리나??'라고 자만했던 스스로를 책망하며 하나의 쓰라린 성장을 경험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