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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장래희망 변천사(대학 새내기 시절~복학생 시절)

대학 새내기 시절

1학년 때는 신나게 놀았다. 입학 전 오티 때부터 별명이 토마토(토하고 마시고 토하고)였다. 신나게 놀던 중, 1학년 말에 미생이 드라마로 나왔다. 다시금 당시 내 꿈이었던 상사맨으로의 열망이 불타올랐다.

 

새내기 생활이 지나고 2015년이 되었다. 11월로 입대날을 받아놓고 한 학기를 더 다닐 것인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놓고 갈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상사맨이 된다면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법을 좀 배워야겠다 싶어서 판매직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구두팔이 시절

백화점 구두매장에서 막내 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수능이 끝나고 했던 첫 아르바이트인 맥도날드와 1학년 여름방학 때 했던 맥주집 아르바이트로 손님 응대는 나름 자신있었던 나는 첫 출근날에 구두를 한 켤레도 팔지 못했다. 이미 구입을 결정한 고객을 상대하는 일(맥도날드, 맥주집)과 구입을 설득하는 일(구두 판매)은 하늘과 땅 차이가 있었다. 너무 어려웠다. 몇 주가 지나도 한 켤레를 못 팔자 매니저 님께서 "넌 이 일이랑은 안 맞는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이 너무 자존심 상했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한 켤레는 팔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그때부터 매니저 님을 비롯해 다른 형들이 어떻게 응대를 하고 판매를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퇴근하고나서도 인터넷을 통해서 구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재별 특징이나 신발의 각 부분을 어떻게 부르는지를 익혀서 조금이라도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다른 형들은 화려한 언변과 너스레로 능글맞게 판매를 잘했다. 나도 조금씩 말투나 자주 쓰는 멘트들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하다보니 점차 자연스러워졌다. 칭찬이나 멘트들이 자연스러워졌고, 하나씩 드립도 치기 시작했는데 타율이 좋았닼ㅋㅋㅋㅋ 그러다가 드디어 첫 개시를 하게 됐다!! 큐빅이 박힌 샌들이었는데 진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이후에는 구두도 팔게 되고, 운동화도 팔았다. 한 분에게 3켤레를 한 번에 팔기도 했다.

 

입대를 하기 전까지 한 6개월 정도 일을 했었는데 힘든 적도 많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값진 경험을 많이 했다. 사람 대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지고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했다. 이후 군 생활 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군인 시절

GP에서 복무를 했다. 2개월은 GP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2개월은 주둔지에서 생활을 했다. GP에 올라갔을 때는 주업무가 경계 근무이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새벽에 DMZ 안에 있다보면 주위가 정말 조용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앞으로 뭐 해먹고 살 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근데 그때 자세하게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선후임들이랑 진짜 재밌게 놀았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구나. 세상에는 진짜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것도 이때 느꼈다. 군 생활 동안 했던 고민은 '러시아어랑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학연수도 갔다 오고, 무역회사에 들어가서 번듯한 상사맨이 되자.'라는 것으로 결론이 났던 것 같다.

 

복학생 시절

전역 후에 보쌈집에서 3개월 정도 일을 하다가 일본 여행도 한 번 갔다오고 복학을 했다. 전공 수업과 더불어 관심있던 강의도 같이 듣자느 생각으로 무역과 경제학 수업을 들었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1학년 때에 비해서는 성적이 소폭 상승했다. 1년을 다니고 2019년 1학기에 휴학을 한다. 돈을 모아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가려고 했었다.

 

(아 겨울방학에 '무역 실무자 양성과정'을 1달 동안 들으며 국제무역사 1급 자격증을 준비했었다. 결과는 한 문제 차이로 탈락이었다..)

 

한 학기 정도를 휴학한 상태에서 고민에 빠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이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냥 조기복학을 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2학기에 복학을 해서 1학년 때 망쳐놨던 C+ 이하의 수업들을 모조리 재수강했다. 신기하게도 전부 B+을 받았다. 발표가 있는 수업들도 있어서 발표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 한 수업은 발표도 칭찬받고 시험도 잘본 것 같은데 왜 B+이었는지 의문이지만 이유가 있겠지..ㅠㅠ

 

2020년을 앞두고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교환학생과 복수전공 사이의 고민이었다. 복수전공을 하게 된다면 남은 학기를 모두 복수전공 과목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후에 교환학생을 못 가는 상황이었고 반대는 복수전공을 못 하는 상황이었다. 복수전공으로는 전자공학을 생각했다. 당시 무역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던 때였는데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를 공부해서 기술 전문성을 키우면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겠다고 생각했다. 적성에 잘 맞으면 아예 그쪽으로 빠질 생각도 하고 있었다. 결국, 복수전공을 선택하고 3과목을 수강했다. 관련 교양과목으로 프로그래밍 기초도 수강했다.

 

겨울방학동안 공학 수학을 공부하며 기초를 다졌다. 신기한 게 오랜 만에 수학을 공부하니 재미가 있었다. 고등학교 이후에 문제를 푸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골똘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섣부른 생각이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개강을 앞두고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서 수업이 전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전자기학의 첫 수업을 줌으로 하게 되었다. 처음만 이해가 되고 이후부터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제를 내주셨는데 진짜 문제에 손도 못 댔다.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죽기 살기로 공부에 임해야 되는데 그때의 나는 그러지도 않았다. 시간이 흘러 중간고사를 보게 되었다. 문제는 몇 문제 안 됐는데 1~2문제 정도밖에 못 풀었다. 그마저도 확신이 없었다. 이후에도 그냥저냥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고 학기가 끝났다. 전자기학은 B+, 회로이론은 B를 받았다. 프로그래밍 기초와 디지털 논리설계는 A를 받았다. 코로나로 인해 성적 완화가 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C, D 폭탄이었을 것이다.

 

이때쯤에 한 번 더 진로 고민에 빠졌던 것 같다. 공학 계열로 복수전공을 하려고 알아보던 중에 개발자에 대한 글을 많이 보게 되었다. 이때 쯤인지 더 전인지는 모르겠는데 생활코딩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별 흥미가 안 생겨서 얼마 안 보고 껐었다. 교양 수업으로 프로그래밍 기초를 들었지만 이러닝 수업이라서 그냥 강의 녹화 영상을 틀어놓고 딴 짓만 했다. 과제는 인터넷에 검색해서 복붙하듯이 제출했었다.

 

이후 여름방학에 바보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 복수전공 신청 날짜를 착각한 것이다. 관련 부서에 연락하니 추가 접수는 안된다는 답을 받았다. 복수전공은 매년 여름방학에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다시 신청을 하려면 내년에 해야했다. 그러면 나는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했다. 이때의 나를 정말 싫어하는 게 이때 나는 자책을 함과 동시에 안도를 했다. 전자공학을 공부하는 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었다. 이때의 나는 진짜 묶어놓고 맞아야 한다.

 

2020년 2학기가 되었고 민법총칙과 재정학, 연기 수업과 러시아어 전공 수업을 들었다. 복수전공을 못 하는 상황에 그냥 가리지 말고 관심있던 학과의 수업을 다 들어보자는 심정이었다. 법 수업은 이때 당시에 '굿피플'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영향을 받아 들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는 진짜 매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심리학자와 상사맨도 웹툰과 드라마를 보고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굿피플을 보고나서는 '로스쿨을 준비할까?'라는 대책없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항상 생각만 한다.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적이 손에 꼽는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다 생각에만 그쳤다. 그 생각들을 행동으로만 옮겼더라도 무언가 소기의 성과라도 있었을 것이다. 글을 적으며 다시 한 번 반성한다. 여러가지의 일에 관심이 있어서 나머지를 버리고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것이 두려웠거나 확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했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의 것들이 아깝거나 눈에 밟혀도 하나를 선택하고 집중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후의 내용은 다음에 이어서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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